CROWN INTERVIEW

인터뷰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고객들을 엄선하여
크라운구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 입니다.

Jongchul Park

박종철 | 패션 디자이너

 

EDITOR

비, 이승기, 이민호, 동방신기, 김희철, 박재범 등
수많은 한류 스타들이 선망하는 의상을 창작하며
한국과 세계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박종철 디자이너.

직접 론칭한 브랜드 ‘슬링스톤(SLING STONE)’의 15주년을 맞은
그만의 패션에 대한 철학과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1 30년이 넘게 디자이너로 활동하시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남성복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셨습니다. 처음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어렸을 적에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이라 레슨 받을 비용이 부족해 교회에서 홀로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손가락이 얼어도 입김으로 녹이면서 연습할 정도로 열심이었죠. 하지만 독학으로 배운 피아노 실력으로는 현실의 벽을 넘어서긴 힘들더군요. 특히, 대학 전공으로 관련된 학과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평소에 제가 좋아하면서도 재능을 드러낸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패션도 피아노 연습처럼 독학했는데, 지금은 박사 학위만 3개를 취득하였고 뉴욕주립대학 측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네요.

2세계적인 남성복 패션 브랜드 ‘슬링스톤’을 론칭하신 지 15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장 힘드셨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갑자기 찾아온 IMF 당시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던 음악을 포기하고
선택한 패션 디자이너의 일도 녹록치 않았습니다. 꾸준히 노력해 매장을 하나, 둘
늘려가며 비교적 브랜드가 안정화 되었을 때쯤에, IMF가 발생하여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일념으로 새로운
남성복 브랜드를 론칭하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3수많은 한류 스타분들과 함께 협업을 진행하셨는데,
특별히 기억나시는 스타가 있으신가요? 또, 모델을 선정하시는 기준이 있으시다면요?

제 디자인은 스타들과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친구들로는 저와 자주 호흡을 맞춘 장근석 배우부터, 제 쇼를 통해 데뷔한 배우 이종석, 이장우, 이수혁친구들이 있습니다. 런웨이에서 최고의 워킹을 보여준 스타로는 슈퍼주니어 이특을 손꼽을 수 있겠네요.

신기하게도 타고난 기질이 있는 재목은 첫눈에 감이 옵니다. 예를 들면, 이승기나 이민호 같은 분들이요. 얼굴부터 슬림한 바디라인까지 전문적인아우라가 묻어납니다. 그렇다고 해서 꼭 스타들에게만 제 옷을 입히는 건 아닙니다.얼마나 유명한가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제 안목으로 모델을 선정합니다. 매번 무대에 신인과 함께하는데,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4 남성 패션이라는 분야에서 정점이라는 커리어를 이루셨습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한 패션 철학이 궁금합니다.

패션은 누군가를 슬프게도, 기쁘게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옷을 입기만 해도 누군가는 자신감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제 정성과 시간이 들어간 옷을 입고, 사람들이 잃어버렸던 꿈과 희망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디자이너로서 제 목표이자 지금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패션 철학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습니다.

5무대를 연출하실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시는 편이신가요?

패션쇼는 하나의 종합예술과 같습니다. 조명부터 음악, 무대 연출까지 모든 게 어울려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열린 마음으로 다른 예술 분야도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같죠. 저는 여러 요소 중에서도 직접 음악 선정에 참여할 정도로 음악을 특별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리 의상이 훌륭하더라도 음악과 조화롭지 못하면 의상이 지닌 본연의 멋이 드러나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니 첫 순서가 블랙이라고 하면 그와 걸맞은 음악을 선택해야 하죠. 모든 쇼에는 저마다 메시지가 존재합니다. 그 메시지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쇼를 위해서는 꼼꼼한 연출은 필수적입니다.

크라운구스 아트파운데이션 팀의 감각은 아주 훌륭합니다.
제가 선보인 작품들처럼 과하지 않은 감각적인 디테일을 세련되게 표현해주었어요.

6크라운구스와의 스페셜 에디션 작업은 어떠한 영감에서부터 탄생하게 되었나요? 크라운구스와 협업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이번 쇼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의 빈티지한 감성을 활용해 블랙 & 화이트의 모노톤으로 자연스럽고 활동적이며 생동감 있는 도시 감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보았어요. 신체를 구속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핏감을 주지만 원칙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디테일을 과하지 않게 세련되게 가미하려고 노력했죠.

크라운구스와의 작업은 색다른 작업이었어요, 패션과 베딩은 같은 페브릭이지만 완전히 관점이 다른 두 분야의 접목이었기 때문에 30년 동안 디자이너로서 활동해온 저에게도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스페셜 에디션에서 살펴볼 수 있듯 크라운구스 아트파운데이션 팀의 감각은 아주 훌륭합니다. 제가 선보인 작품들처럼 과하지 않은 감각적인 디테일을 세련되게 표현해주었어요.

7많은 후배 디자이너들이 박종철 디자이너를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그분들을 위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패션의 매력에 끌려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은 많습니다. 해외 유학을 다녀왔다고 하여 뛰어난 디자이너가 된다는 보장도 없지요. 화려한 유학 이력과 달리 감이 부족하거나, 평범한 이력에도 감각이 좋은 사람도 존재합니다. 결론만 말하자면, 타고난 영감과 노력 모두 필요합니다. 여기에 당연히 성실함은 절대적인 기본 요소 중 하나고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있죠. 그렇다고 화려한 경험이 없다고 하여 불안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무명시절에 몇몇 동기들은 이미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에 파리와 밀라노를 오가며 활동하는 동기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들 중 활동하는 이들은 손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저처럼 대기만성 타입도 있습니다. 일찍 펴서 빨리 시드는 꽃이 되기보다는 늦게 펴서 오래가는 꽃이 되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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